투수의 인터벌(inter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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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인터벌이란, 공을 던지고 난 후 다음 공을 던질 때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모바일이나 PC에서의 야구 한 게임과 실제 야구 한 경기의 시간은 차이가 굉장히 크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투수 인터벌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부분 리그에서 규정으로 인터벌을 줄이고 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2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한다. 이렇게 경기 시간 줄이기에 노력하는 시대에 인터벌은 악일까?
먼저, 인터벌 중에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포수에게 던졌던 공을 받는다. 이 시간에 특별한 것은 없다. 바운드 된 공을 교체하는 일 정도 뿐이다. 주자가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눈으로 주자를 체크하거나 픽오프 정도이다. 아무리 길어도 10초를 넘을까 말까이다.
투수가 공을 가지는 순간이 진정한 인터벌이다. 투수에게는 각자의 루틴이 있다. 로진을 손에 뭍히거나, 공을 손으로 닦는다. 모자를 벗었다가 쓰거나 공이 마음에 안들면 바꿔달라고 요청한다.
다음으로 포수의 사인을 본다. 마음에 안들면 고개를 가로젓는다. 다음으로 투구 동작에 들어간다. 이 부분에서 또 한번 인터벌에 차이가 생긴다. 주자가 없을 경우 투구동작에서의 길이, 주자가 있을 경우 셋포지션에서 견제 등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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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부분이 두 부분이다. 공을 받아든 순간, 투구 직전. 두 구간 모두 섣불리 줄이라고 말할 수 없다.
먼저 공을 받아든 순간을 보겠다. 투구에는 엄청난 힘이 들어간다. 괴성을 지르기도, 이를 악 물기도 한다. 혹자는 투수의 투구를 두고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행위'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면서 '쉼'을 허용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가혹하다. 단순히 힘만 가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던져야한다. 일종의 기를 모으기 위해 자신만의 규칙이 있는 것이다. 루틴으로 모자 챙을 만지는 투수가 있다고 하면, 만지는 딱 그 부분에 얼룩이 진다. 정말 지독하게 규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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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투구 직전이다. 주자가 없을 때는 덜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를 보자. 투수는 공을 오래가지고 있기도, 금방 던지기도 한다. 만약 투수가 던지는 시간이 일정하면, 주자는 그에 맞춰 도루를 한다. 한 베이스를 덜 가느냐 더 가느냐에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에서 치명적이다. 타자 입장에서 살펴보자. 투구가 규칙적이라면 어느새 타이밍을 맞춰 타격을 한다. 타자는 타이밍을 맞춰야하고, 투수는 그 타이밍을 뺏어야 한다. 때문에 이 부분 역시 인위적으로 줄이라고 하기엔 힘들다.
인터벌에 제한을 두는 것이 옳은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와 비슷하지 않을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영향을 받으면 도태될 것이고, 생존 해법을 찾아내면 살아남을 것이다. 야구의 규칙은 늘 변해왔고, 제한하면 제한하는대로, 허용하는 내에서 변수를 만들고 그 변수를 또 극복해왔다. 그것이 결국 야구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