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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관련 지인이 아무도 없음에도 이런 기분인데, 희생자의 유가족은 더 할테다. 조금 더 지나서 이 글을 추가/수정 해야 할 것 같다. 아직도 마음이 좋지않다.
필자는 해외에서 어느 40대 한인 남자분과 함께 집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대부분의 남자 사이가 그렇듯, 살갑지는 않다. 집에서 마주치면 인사하고, 그 외 별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로를 싫어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새끼 고양이를 데려왔다. 말마따나, 주먹만한 크기였다. 갈 곳이 없어진 고양이를 잠깐 맡을 생각이었지만, 둘 다 동물을 싫어하지 않기에, 그대로 키우게 되었다. 이후 고양이는 문제들을 일으켰다. 한동안은 밤마다 계속 울었고, 또 한번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의 소소한 것들이었다. 엄밀히 말해서 고양이의 주인은 그이지만, 나도 고양이를 살피기에, 고양이 문제에 대해 그와 서로 이야기했다. 그 이후로 그와의 대화는, 고양이 문제를 제외하고도 많아졌다. 어린 ..
중2병이 한창이던 시절일테다. 하루는 학원에서 사자성어 쪽지시험을 봤다. 쪽지시험 그 자체 점수 외에는 어떠한 대가도 없었다. 대부분을 써내었지만, 다 쓸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게 기분이 나빴는지, 시험지의 모든 답을 지웠다.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에 불려가 잔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당시 왜 혼났는지 알 수 없었다. 100점이 아니면, 1등이 아니면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을 탓하며 흘려들었다. 왜 잘못된 행동이었는지 깨닫는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바둑 용어 중 복기(復棋)라는 단어가 있다. 한 번 둔 바둑 판국을 다시 처음부터 놓으며 비평하는 것이다. 본인의 승패와는 무관하게. 그 대국에서 이겼다면, 복기 과정이 즐겁겠지만, 패배했다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이다. 그렇다. 내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인은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회를 끝에 나온 자막을 보고 알게되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그 정도로 한국화(化)가 잘되었다는 말일 것이다. 남-북간의 갈등, 북한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이, 도끼만행, 아웅산 테러 등 실제 역사를 녹여 낸 대사들, 놀라울 따름이다. 또, 박무진의 빌드업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처음엔 구두가 불편한 비정치인 교수출신 장관에서 억지로 받은 권한대행과 권력 그리고 대통령 후보까지, 흐름을 따라가는데 어려움과 억지는 없었다. 이를 어색하지 않게 해준 지진희 배우 역시 놀랍다. 또, 청와대 보좌진들 역시 매력적이다. 특히, 차영진 실장/손석구는 캐릭터며, 연기며 두 말할 필요 없이 최고였다. 그러나, 테러의 전모를 밝혀내기 위해 움직이는 국정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캐나다에서 유학을 하면서 여러 차이점을 느끼고 있다. 그 중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이 표절에 대한 경고이다. 한 과목도 빠짐없이 표절에 대한 교육과 경고를 했다. 처음엔 그저 하는 교육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학기가 진행되고 레포트를 제출하면서, 그저 말로만 하는 경고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부 출처 표시를 하지 않아 부분 점수를 못받은 경우는 물론이고, 아예 해당 과목 낙제를 받을 뻔 한 적도 있었다. 그에 비해, 최근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을 듣다보면 온도차이가 많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이라고 불리우는 서울대학교 AI 논문, 장관 후보 논문 등 계속해서 들려온다. 그 중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은 KBS 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튜브 채널 https://ww..
오늘 또 다시 우울하기에, 해소를 위해 적어본다. 금요일은 실습이 있는 날이다. 전날부터 긴장할 정도로 엄청난 압박이다. 어제, 오늘 역시 그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망해버렸다. 단위를 착각하는 대 실수를 하는바람에 회복이 불가할 정도였다. 너무 자괴감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 때려치고 싶었다. 때려칠까?
최근 자기암시를 시작했다. 그 뒤로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었다. 물론 예민함이라던가, 짜증 등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금방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오늘, 오랜만에 긴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첫째, 이번달 매출 부진이 심각하다. 역대 최악의 한 달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쟁, 고유가, 물류대란, 미국 연준의 금리 상승 압박 등 투자 심리가 매우 냉랭한건 맞지만, 투자와는 우리는 약간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기에 괜찮을 것으로 봤었다. 하필 당월에 지출할 곳도 많고 종소세도 많이 내야하는 상황이라 압박이 만만찮다. 둘째, PT 계약이 끝났다. 수입이 줄어든 차에,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1월 락다운, 4월 귀국 등으로 PT 횟수는 아직 남았다. 하지만 이것도 불과 10회..
생각보단 성공적인 첫 실습이 지났다. 예상보다 훨씬 우왕좌왕했고, 예상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있었다. 아무래도 날 살린 것은 연습이었다. 그렇다 부족하면 연습하면 된다. 진정한 리스크란, 예상하지 못한 위험성이다. 걱정보단 대비를 하면 될 것이고, 갑작스런 변수엔 그에 맞는 최선을 다 하면된다. 나는 늘 잘 넘겨왔고, 그 와중에 행복해왔다. 핸드폰의 뇌우 경보에 이어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졌다. 썬글라스가 필요할 정도로 밝은 날에서 내리는 비가 따가울 정도로 세찬 비가 내린다. 이어 나의 감정이 조금 우울해졌다. 이로서 사람이라는 동물이 얼마나 주변 환경에 취약한지 알 수 있다. 사람 관리에 대해 고심이 깊어간다. 현재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끝이 보이는 관계이다. 다들 짧은 유학기간..